사회봉사, 인건비 절약 수단돼서는 안돼
사회봉사, 인건비 절약 수단돼서는 안돼
  • 주재연 객원기자
  • 승인 2005.09.04
  • 호수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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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봉사 과목이 근로 장학생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도서관 서가를 정리하고 있는 근로 장학생
근로 장학생의 업무 형태와 비슷하게 이루어지는 교내 사회봉사 과목이 인건비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반응과 함께 프로그램 선정기준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배움터 백남학술정보관에는 도서정리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장학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배열 및 정리 프로그램이 사회봉사 과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한양대학교 게시판에는 비판의 글이 대두되고 있다. 글쓴이 지니어스는 “이게 과연 사회봉사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며 “학점을 빌미로 인건비를 줄이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이루어지는 봉사과목 중에는 환자 안내와 이동 보조, 세탁물 정리와 같은 타 병원에서도 진행하고 있는 봉사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상적인 봉사활동 이외에 내방객을 위한 독주 및 합주 프로그램, 설문양식 번역 프로그램 등 봉사 성격보다는 일반 근로업무가 포함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 에숙희모는 “재정이 어려워 사람을 쓰지 못하는 곳이면 몰라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며 “영세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병원 업무보조가 봉사활동 영역에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서울 배움터 토목공학과 연구실에서 주관하는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물 안전진단을 위한 기본교육 및 안전점검 프로그램, 안산배움터 자연사 박물관의 유물기록 현장 조사 프로그램등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복지 차원에서 학비와 용돈을 마련하려는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의 규모가 사회봉사로 대체되는 과목들 때문에 축소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박영숙(사회봉사단 계장)은 “교내 사회봉사프로그램들의 인원을 점차 감축해나갈 계획이며 학생들을 교외봉사와 순수봉사로 유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교내 프로그램만의 문제는 아니다. 각 지역 사회 복지관과 YMCA, 환경단체 프로그램등에서도 봉사보다는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홈페이지관리나 모니터링, 도서번역, 전화 상담, 홍보물 발송등의 프로그램은 사랑의 실천을 구현한다는 사회봉사단의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봉사의 의미가 학점과 결부되어 변색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봉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사회봉사과목 프로그램선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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