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광고를 제작해 드립니다
놀라운 광고를 제작해 드립니다
  • 고다경 기자
  • 승인 2020.06.01
  • 호수 1513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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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철<애드쿠아 인터렉티브> 대표

기발한 광고로 사회의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끄는 전훈철<애드쿠아 인터렉티브> 대표. 그는 본교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종합광고대행사 중 하나인 ‘애드쿠아 인터렉티브(이하 애드쿠아)’를 세웠다. 세상을 놀라게 할 광고를 ‘멋지고 즐겁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전 대표는 광고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철학으로 광고인이자 회사의 대표라는 두 가지 일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20년 넘게 ‘광고 인생’을 살아온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생소하지만 익숙했던 광고
그에게 광고는 우연한 계기로 스며들었다. 학창시절 의상학과 진학이 목표였던 그는 ‘광고홍보학과’라고 적힌 같은 반 친구의 진로를 보자마자 꿈이 바뀌었다. 한 순간에 진로로 결정한 광고홍보학과는 사실 그와 예견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광고홍보학과를 알기 전부터 그는 광고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친구를 통해 광고홍보학과를 처음 알게 됐을 때, 광고 만드는 걸 굉장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돌이켜보면 장기자랑에서 친구들이 가요를 부를 때 저는 CM송을 불렀더라고요. 이를 계기로 제가 광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광고에 대한 자신의 적성을 깨달은 그는 본교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본교 진학 이후의 미국 유학 생활은 당시 국내엔 익숙하지 않았던 인터넷을 남들보다 한발 앞서 접하는 계기가 됐다. 그가 1990년대 중반 미국으로 건너갔을 땐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이미 일상 속에 인터넷이 정착돼 있었다. 당시 웹 기반의 학교 운영 방식을 통해 그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를 점차 쌓아나갔다.

이후 제작사 조감독 경험을 통해 그는 광고시장 내 불균형을 목격하게 된다. 당시 국내 광고시장은 대부분 TV와 같은 대형매체가 차지했기에 부유한 기업만이 광고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잘 아는 영상과 웹을 활용해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광고를 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광고인의 윤리라는 교수님의 말에 공감했어요. 그러나 당시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그래서 소규모 상점이나 업체를 위한 광고 영상을 만들어 웹에 게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러나 당시, 영상을 웹에 구현할 수 있는 곳은 없었기에 직접 창업의 문을 두드려 현재 애드쿠아의 전신인 ‘애드쿠아웹CM’을 탄생시켰다.

경험이 곧 성장의 밑거름
창업의 꿈을 실현했지만 그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2년 남짓의 조감독 경력만을 지닌 그를 찾는 광고주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자체 제작 콘텐츠 판매, 웹사이트 제작 등으로 점차 회사를 성장시켰지만 광고 기획사 실무 경험이 없었던 그는 광고 기획사 운영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그는 대표라는 신분을 숨긴 채 당시 국내 광고계를 대표하던 광고기획사 입사를 감행한다. “면접에서 회사 대표라고 말하니 싫어하더라고요. 면접에서 대표라는 이력을 숨기고 감독이라고 소개하니 광고 기획사에 입사할 수 있었어요.”

애드쿠아 대표이사이자 타기업 사원이라는 두 가지 직책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지만 그는 어느 업무도 소홀히 한 적은 없었다. “낮에는 광고회사 업무를 하고 밤에는 대표로서 결재 업무를 했어요. 사람들이 저를 워커홀릭이라고 부를 정도로 회사의 충신이었죠. 잠을 자는 대신 실력을 키우자는 생각으로 미친 듯이 일했어요.” 7년간의 광고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인적 자본은 그의 양분이 돼 한 회사의 대표로서, 광고 기획자로서의 성장을 일궈나갔다.
 

▲ ‘행복한 사장’은 그의 사무실 벽면에 걸려 있는 LED 조명 문구다. 이는 한 사원이 그에게 전달한 생일 선물로 이를 통해 직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에 대한 감동의 의미로 LED 조명을 켠다고 한다. 

 

사회를 움직이는 광고
7년여 간의 실무 경험을 마무리하고 애드쿠아 대표직에 몰두한 그는 애드쿠아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해봤을 광고를 제작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중 ‘GS칼텍스 마음 이음 연결음 캠페인’(이하 마음 이음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마음 이음 캠페인은 강성고객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 콜센터 직원들을 위한 메시지를 통화 연결음에 담아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감정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앞장섰다는 호평을 받으며 광고계 밖 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쳐 국내외 전반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애드쿠아를 알린 캠페인이기도 했지만 그가 꼽은 가장 인상 깊은 캠페인이기도 하다. “마음 이음 캠페인을 워낙 힘들게 만들기도 했지만, 광고를 통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메시지가 휘발되는 것이 아닌 실체로 남았다는 점에서 제게 가장 의미 있어요.”

그런 그에게도 광고 스승이 있다. 바로 ‘광고’ 그 자체다. 20년 넘게 광고의 길을 걸은 ‘광고 전문가’지만, 광고에 대한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수많은 광고를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공한 광고의 비결을 파헤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광고별 메시지 전달 방식을 그만의 공식으로 만들어 실제 광고 기획 단계에서 적용한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만든 광고 작품이 저에겐 하나하나 다 좋은 선생님의 역할을 해요. 끝없는 학습을 통해 실무 영역에서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가 말한 광고계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랫동안 정진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영역이자 결과물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광고인의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목표에 대한 확신과 꾸준함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광고주가 원하는 광고를 제작하기보단 광고주를 깜짝 놀라게 할 광고를 만들고 싶다는 그. 놀라움에서 더 나아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를 세상에 내놓을, 향후 그와 애드쿠아의 광고가 기다려진다.

사진 오수정 기자 sujeong5021@hanyang.ac.kr
도움: 배준영 수습기자 pi4ch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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