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후군, 그것이 알고 싶다
증후군, 그것이 알고 싶다
  • 노승희 기자, 이세영 기자
  • 승인 2020.05.03
  • 호수 1510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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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이름의 ‘증후군’이 존재한다. 원인은 사람마다 각양각색이지만,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의학적, 심리적 증상을 묶어 통칭하는 것을 증후군이라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증후군이 생겨나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에게 노출될 수 있는 증후군에 대해 확인하고 예방하는 방법도 알아보자.

VDT 증후군
지난달 17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온라인수업으로 인해 컴퓨터 모니터를 오랜 시간 접하는 학생은 ‘VDT 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협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학생들의 VDT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온라인수업 건강수칙’을 공개했다. 이는 길어지는 온라인수업에 따라 건강 이상 및 피로감을 호소하는 학생이 증가하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란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는 행위로 인해 눈과 근골격계 등의 부위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을 통틀어서 일컫는 용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면서 VDT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VDT 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이는 외부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VDT 증후군을 유발하는 외부적 요인은 △모니터의 밝기 및 크기 △실내 습도 및 온도 △전자파 △책걸상의 높낮이 등이 있다. 모니터의 크기가 커지면 시선이 위로 향하게 되고 눈이 공기에 더 많이 노출돼 쉽게 건조해지며 안구 건강을 해치게 된다. △건강관리 미흡 △불충분한 휴식 △올바르지 않은 자세 등의 개인적인 요인 역시 VDT 증후군에 치명적이다. 

VDT 증후군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 부위는 안구가 60~70% 이상이다. 장태원<의대 의학과> 교수는 “안구 증상을 유발하는 주원인은 디지털 기기 화면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와 조명”이라며 “장시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안구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함에 따른 시신경의 피로감과 긴장은 눈의 이물감이 느껴지게 하거나 충혈이나 눈부심 현상,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김준호<경영대 경영학부 19> 씨는 “길어지는 온라인수업으로 모니터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눈이 가렵고 안약을 넣는 일이 잦아졌다”며 VDT 증후군의 증상인 안구건조증을 호소했다.

또한 근골격계에 나타나는 VDT 증후군도 50~60% 이상 나타난다.  근골격계 증상의 원인에 관해 장 교수는 “△장시간 목과 어깨를 고정한 자세 △목을 지나치게 앞으로 뺀 자세 △키보드를 치는 등의 반복 작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로 인해 근육 뭉침이나 근육 통증, 관절 저림 현상이 나타나고, 손목의 신경이 눌리면서 특히 엄지손가락을 비롯해 검지와 중지가 저리고 무감각해진다.

안구나 근골격계에서 발생하는 증상 외에도 전자파 노출로 인한 수면 패턴 변화나 수면장애, 두통 등의 정신과적 이상도 발생할 수 있다.

장 교수는 VDT 증후군 예방을 위해 “적당한 조명과 작업자의 신체에 맞는 의자와 책상, 적절한 모니터 높이 등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작업자의 자세와 작업시간이다. 장 교수는 “목을 너무 굽히거나 앞으로 빼지 말고, 목과 등, 허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며 바른 자세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2시간 일하고 30분 쉬는 것보다, 30분 일하고 3분 쉬는 것과 같이 짧은 휴식을 자주 갖는 것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바른 자세를 취하고, 휴식과 스트레칭을 의식적으로 실시해주면서 몸이 쉴 시간을 주는 것이 VDT 증후군 예방에 중요하다. 

장 교수는 “VDT 증후군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며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건강관리도 병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승희 기자  seunghi0703@hanyang.ac.kr
도움: 장태원<의대 의학과> 교수

번아웃 증후군
“무기력함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들다” 최인혁  <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9> 씨는 코로나19의 속에서 남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던 중 최근 개인적인 스트레스와 더불어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며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최 씨는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겪고 있는 상태로 번아웃 증후군은 대학생들과 거리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주어진 일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해 겉으로 드러나는 육체적, 정서적 고갈상태를 말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최근 언론의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대중화 됐다. 한규만<고려대 의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병적인 심리반응을 일컫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과 그 여파로 △과민한 기분 △만성적인 불안감 △반추 증상 △사회적 고립감 △우울한 감정 등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면 의욕이 저하되고,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으며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 뒤 ‘모든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 예전에는 기뻤던 일이 더 이상 기쁘게 느껴지지 않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우울증과 혼동하기 쉽지만 차이가 있다. 김대호<의대 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정신질환이고, 번아웃 증후군은 스트레스 축적으로 인한 심리적, 신체적 반응의 범위에서 나타난다”고 전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번아웃 증후군보다 우울증이 증상의 심각도가 훨씬 큰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반응이 우울증의 수준에 미치지 않을 때, 번아웃 증후군으로 판단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 저하나 무기력함 외에도 업무 중 자꾸만 실수하는 △집중력 결핍 △건망증 △불면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 김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질병이나 장애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 우리가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증상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번아웃 증후군을 단순히 무기력증으로 착각하기 쉽다. 김 교수는 “하던 일이 부담되고, 일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증상이 있으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 타버린 재처럼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바쁜 일상에서도 쉬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특히 단순히 반복되는 업무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번아웃 증후군 극복에 도움이 된다. 취미생활이나 적당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좋다.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에 변화를 주면 무기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은 호르몬 운동 및 우리 뇌에 생물학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 하루, 아니 이번 주말에는 일주일 동안 열심히 달려온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이세영 기자 chonsa1108@hanyang.ac.kr
도움: 김대호<의대 의학과> 교수 
한규만<고려대 의학과> 교수

바쁜 일상에 치여 가장 중요한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증후군은 본인도 모르는 새 침투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각종 증후군이 우리를 옥죄어 올 때,  건강한 정신과 신체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키워 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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