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들의 안전 불감증
버스기사들의 안전 불감증
  • 한대신문
  • 승인 2006.09.17
  • 호수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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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버스를 자주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 교통사고가 난 현장을 우연히 지나가게 된 적이 있었다. 그 사고는 무리하게 차선변경을 시도하는 버스를 미처 피하지 못한 승용차가 버스에 밀려 전봇대에 부딪치면서 일어난 것이었다. 그런데도 당시 버스운전기사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바쁜데 운행시간이 꼬여 짜증만 잔뜩 내는 모습이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여학생들이 넘어지기도 했지만 버스 기사는 거기엔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내가 타고 다니던 버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TV에서는 매일 아침 승객들에게 친절하게 인사하는 버스 기사들의 모습이 종종 나온다. 그리고 실제로 요즘 들어 먼저 인사를 건네는 버스 기사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버스는 도로의 무법자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앞차가 조금 더디게 가면 경적을 울리면서 승객이 옆에서 듣거나 말거나 험한 욕을 퍼붓고는 중앙선을 넘어서라도 그 차를 앞질러 간다. 또 저 멀리서 깜박이는 아슬아슬한 신호를 따라잡으려고 승객이 미처 자리를 잡기도 전에 차를 출발시키기도 한다. 가끔 어린이나 노인분들이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좌석 난간을 붙잡기도 전에 버스가 출발하여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 하는 일을 몇 번이나 보았다.
또 버스에서 내리려고 카드리더기에 카드를 가져다 대는 동안에 문을 닫으며 버스를 출발시키는 버스기사도 있었다. 이러한 버스 기사들의 안전 불감증이야말로 자칫 잘못되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차 간격이 중요하다는 건 안다. 나도 버스가 오랫동안 오지 않으면 속으로 불평도 하고 불만도 갖는다. 또 출퇴근 시간엔 많은 사람들이 말 그대로 버스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폭운전이 허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버스는 덩치가 커서 근처에 있는 운전자들은 버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런 만큼 책임의식을 가지고 운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버스를 타면 이런 경우를 많이 겪는다. 그리고 일단 버스에 탄 다음엔 승객들은 그저 잠자코 타고 갈 수밖에 없다. 버스기사들의 난폭운전을 바라보며 조마조마해하는 승객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차 시간에만 연연하여 매일 곡예운전을 하는 버스기사들 때문에 버스를 탈 때마다 승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승객들과 근처의 운전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버스기사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버스의 위험한 질주를 멈출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다영<국문대·일본언어문화학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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