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방구석에서 즐겨요
[아고라] 방구석에서 즐겨요
  • 노승희<사진·미디어부> 부장
  • 승인 2020.04.12
  • 호수 1508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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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승희<사진·미디어부> 부장 

 

MBC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약 4주에 걸쳐 ‘방구석 콘서트’를 열었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방구석 콘서트를 통해 대중가요부터 뮤지컬, 판소리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무대들을 선보였다. 관중이 없는 공연이었지만 아티스트들은 TV를 통해 시청자들과 호흡했고, 시청자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제공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방구석 콘서트는 TV를 보는 시청자에게 무료로 공연장 1열에서 관람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줬다. 이는 코로나19로 시름에 빠진 공연자와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키며 ‘방구석 콘텐츠’ 열풍을 일으켰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 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연·문화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고 슬픔에 잠겼다”며 “이를 극복해 보고자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각종 콘서트와 연극이 중단되며 대중과 직접 소통해야 하는 문화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문화계 현장의 위기에 공감하고 응원한다는 취지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방구석 콘텐츠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인 가수 레이디 가가는 문화의 힘으로 인류를 격려하기 위해 미국판 방구석 콘서트인 ‘One World: Together at Home(세계는 하나:투게더 앳 홈)’를 기획했다. 그녀를 비롯해 △스티비 원더 △앨튼 존 △폴 매카트니 등 유명 가수들이 방구석 콘서트에 총출동한다. 빈곤퇴치 시민운동단체인 ‘Global Citizen’과 세계보건기구 WHO가 주관하며, 오는 18일 전 세계에 전해진다. 

이렇듯 밖에 나가지 않고 공연·문화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관심을 받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발레나 클래식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분야에서도 시청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다양한 콘텐츠가 기획돼 대중과의 비대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시기에 다양한 예술인들이 제공하는 방구석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와 우울을 상징하는 ‘블루’가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고립되고, 대면 접촉이 감소하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생긴 사람들이 많아진 현 사회를 대변한다.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빠진 사람들에게 방구석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는 무료한 일상 속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직접 보고 듣는 것의 감동을 100% 만족시킬 순 없지만 방구석 1열에서 즐기는 문화생활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침체된 문화예술계 시장의 활성화를 돕고 문화예술을 가까이에서 향유하게 해주는 일석이조의 매력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지친 시기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하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봄날의 햇볕처럼 따뜻하게 다가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이런 건강한 영향력의 확산으로 모두가 힘차게 견뎌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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