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대신문 문예상 소설 부문 우수상] 다소
[2019 한대신문 문예상 소설 부문 우수상] 다소
  • 신지향<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4기> 씨
  • 승인 2019.12.02
  • 호수 1505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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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는 방에서 잠만 잤다. 머리맡에 놓여있는 휴대전화의 화면을 켠 재윤은 일요일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건전지가 빠져있는 알람시계에 다시 건전지를 넣었고, 방안에 시계초침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암막커튼을 걷었다. 이미 해는 졌고, 오늘도 재윤의 방안에는 빛이 들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허기짐이 몰려왔지만,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제 시켜먹었던 배달음식용기들이 방안에 널브러져 있었다. 재윤은 일단 이것부터 치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종량제 봉투를 하나 꺼내어 배달음식용기들을 구겨 넣었다. 남은 음식물도 있었고,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숟가락도 있었지만 이것들을 다 분리해서 버리는 것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귀찮게 느껴졌다. 쓰레기들을 모두 치우고 봉투를 질끈 동여맸다. 방안에 가득했던 음식 냄새가 조금 사라진 것 같았다.

재윤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옆 건물에서 나오는 빛인지, 바깥 가로등 빛인지 미세한 빛 한줄기가 그의 방안으로 새어 들어왔다. 그 빛을 가려보고자 오른손을 들었고, 하루 종일 신경 쓰지 않았던 손톱이 눈에 띄었다. 길어진 손톱이 무척이나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결국 다시 몸을 일으켜 서랍 속에 있는 손톱깎이를 꺼내어 들었다.

길어진 아쉬움들까지 모조리 잘라낸 재윤은 다시 잠들기 위하여 다시 암막커튼으로 창문을 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이 그에게도 날아들었고, 내일 쓰여 질 이야기들이 머리맡에 한꺼번에 쏟아졌다. 그 안에서 마침표를 찾아내어야 그는 비로소 잠들 수 있었다.

암막커튼으로 가려진 그의 방은 지금이 아침인지, 아직도 밤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끄러운 알람소리가 울려 퍼지자 재윤은 몸을 일으켰다. 침대 커버는 반쯤 밀려나 있었고, 베개에는 누런 침 자국이 선명했다. 시계로 7시인 것을 확인한 그는 이불을 걷어냈다. 빈속이 쓰려오기 시작했지만 아침밥을 먹을 만큼 여유가 있지 않았다.

발기부전은 중년, 노년 남성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성기능장애로 성관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자신감까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발생하는 원인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검사를 받은 뒤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합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저런 병명에 흠칫흠칫 놀랐던 재윤이었다. 벌써 3. 이제는 발기부전이든, 조루든 비뇨기과 관련 병명들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진다. 재윤은 자신의 인생도 발기부전과 같다고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 내가 생각한 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답답한 인생. 치료를 받아야하는 사람은 바로 나라며 재윤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들을 다시 눈으로 훑었다.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은 순간부터 마우스로 확인버튼을 누를 때까지. 그 시간동안 재윤은 비뇨기과 의사가 되어야 했다. 사람들에게 비뇨기과에서 다루고 있는 치료, 수술에 대한 글을 작성하여 병원 블로그에 올렸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기도 하였다. 재윤은 질환들에 대해서, 치료에 대해서 꽤 잘 알고 있었지만 그는 사실 병원 광고 전문 대행업체의 직원일 뿐이었다.

발기부전이 혈기왕성한 나이에 자주 찾아오지 않듯이 재윤도 대학을 졸업할 당시만 하더라도 꿈이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그것들 중 하나라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찍이 작은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그때 들어왔던 회사가 바로 지금의 회사인 것이다. 재윤은 비뇨기과를 담당하는 직원이었고, 하루 5개에서 6개 정도의 글을 병원 블로그에 올려야 했다. 그가 올리는 글들은 대부분 비뇨기과에서 다루고 있는 질환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은 병원을 홍보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이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었다. 돈을 모으기 위하여 딱 1년만 다니자고 했던 것이 벌써 3년이나 된 것이다. 3년 동안 재윤이 세워두었던 계획들은 모두 흐려지고 말았다.

재윤은 모든 블로그에 모든 글을 올리고 나면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 방문을 해서 댓글을 남기는 작업을 시작한다. 좋은 정보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들렀다가 갑니다. 이렇게 해야 1명이라도 재윤이 쓴 글을 보기 때문이다. 재윤이 댓글을 남기는 글들 중에서는 그와 비슷하게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들도 있었으며, 자신의 일상을 자랑하는 사진과 글도 있었다. 재윤은 일상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블로그에 유독 오래 머물렀다. 해외여행 후기, 맛집 방문, 명품 하울 등등. 어쩜 사람들은 그리 쉽게 해외로 여행을 나가고, 매일 그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러 다니고, 무슨 돈으로 명품을 사는 것인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까지 했다.

이재윤씨, 아까 글 읽어보고 올리신 거 맞나요?’

팀장이 보낸 메신저가 모니터에 띄워졌다. 오늘은 그냥 좀 넘어가나 싶었더니 역시나 재윤이 올린 글을 보고선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매번 문맥이 안 맞다, 비문이 많다, 말이 안 된다, 가독성이 떨어진다 등의 말들로 재윤의 자존심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재윤은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았지만, 대체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팀장에게는 .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라는 답장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서너 번의 수정 끝에 팀장의 떨떠름한 컨펌이 내려졌다. 벌써 시계는 5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만 버티면 퇴근이라는 생각에 마음 편안하게 하품을 하였다. 그리곤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들여 다 보기 시작했다. 밀린 카톡을 확인하고,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피드를 살펴보았다. 인스타그램이나 아까 보았던 블로그나 마찬가지였다. 남들의 일상은 재윤의 감정을 요동치게 만들었지만, 그는 이상하게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와 같이 남의 일상을 볼 수 있는 SNS를 멈출 수가 없었다. 화가 나면서도 부러운 그 오묘한 감정을 손쉽게 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재윤은 자신이 팔로잉한 사람들의 게시물들 뿐 만 아니라 둘러보기 탭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게시물을 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한 게시물을 눌렀고, 그 게시물을 올린 계정의 이름이 다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소는 그에게 굉장히 익숙한 이름이었다.

다소. 재윤이 즐겨 읽은 소설 작가의 이름이었다. 필명까지 쓰면서 철저하게 자신에 대하여 노출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인스타그램이라니. 올려 진 게시글들을 모조리 살펴보려고 하였지만, 올려 진 게시물은 단 2개뿐이었다. 팔로잉 목록에는 0이라는 숫자가 있었고, 팔로워 목록의 숫자는 꽤나 높았다. 바다 사진 하나와 유리컵에 담겨진 커피 사진만으로는 이 계정이 정말 작가 다소의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팔로워 목록에 숫자가 꽤나 높은 것으로 보아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인스타그램만 들여 다 보고 있었던 재윤의 어깨를 누군가 두드렸다.

재윤씨, 퇴근 안 해?”

옆자리 김대리였다. 재윤은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630분이었다. 재윤은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회사를 빠져나갔다.

퇴근을 하자마자 집에 도착하여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재윤은 작가 다소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을 또 들여다보았다. 게시물에 남겨진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모두 재윤처럼 이 계정이 정말 작가 다소의 계정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 댓글에 대한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 여전히 확신을 갖지 못한 재윤이었지만, 일단 이 계정을 팔로우하였다. 다른 게시물이 또 올라오면 분명 알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침대 밑에 두었던 책들을 꺼내었다. 작가 다소의 책들이었다. ‘다소는 웹으로 소설을 연재하는 작가였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 연재가 끝나면 항상 단행본을 냈고 재윤은 그때마다 책을 구입하여 다시 한 번 더 읽었다. 대학을 다닐 때만 하더라도 거의 매일 이 작가의 소설을 읽었었는데. 지금 이 회사에 들어온 이후로는 한 번도 책들을 꺼내지도 않았다. 침대 밑으로 들어갔던 소설들은 먼지가 소복하게 쌓였지만, 여전히 한번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면 쉬이 끝낼 수가 없었다.

재윤은 결국 꼬박 밤을 샜다. 집에 오면 암막커튼으로 창문을 가리는 것이 버릇이었는데, 어제는 이것마저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침 해가 뜨기 시작했고, 재윤의 방 안으로 햇빛이 가득 들어왔다. 조금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쌀을 씻어 밥을 하였고, 따뜻한 밥을 한 끼를 먹고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오늘도 회사 업무를 시작하였다. 전날보다 키보드가 조금 가볍게 눌려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재윤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자신이 해야 할 업무들을 모두 끝내었다. 매일같이 트집을 잡던 탐장도 웬일인지 오늘은 아무런 말없이 컨펌을 해주었다. 재윤은 슬쩍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곤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 다 보았다. 피드에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가 다소로 추정되는 계정의 게시물이었다. 사진은 비어있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찍은 것이었고, 글에는 드디어 마감이라고 쓰여 져 있었다. 그 밑에는 벌써 몇 개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작가님, 고생하셨어요!”, “이번에도 기대합니다.”, “이번 화 보러 달려갑니다.” 등등.

재윤은 오늘 날짜를 확인했다. 수요일이었다. 매주 수요일. 작가 다소의 소설이 올라오는 날이었다. 3년 전에도 수요일이었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수요일마다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것만으로 여전히 그 계정이 작가 다소의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재윤은 용기를 내어 그에게 디엠을 보내보기로 마음먹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 다소의 엄청난 팬입니다. 정말 작가님이 맞으신가요?” 몇 번이고 글을 고치다 결국 전송버튼은 누르고 말았다. 정말 별것 아닌 일이었지만 재윤은 온몸에 힘이 빠졌다.

재윤은 고등학생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대학교 전공 역시 문예창작과를 선택하였다. 하지만 그는 대학을 다니는 내내 자신의 소설에 대하여 칭찬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학년이 바뀔수록 쌓여가는 것은 학자금대출 뿐이었다. 몇 번이고 마음을 다 잡고 신춘문예에 소설을 투고하였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창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웹소설 플랫폼에도 글을 연재하였지만 그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는 자신의 손을 보며 재윤은 몇 번이고 실망했고, 결국 졸업을 앞두게 되었다.

주변에서는 걱정 아닌 걱정들이 재윤에게 던져졌다. 그런 과를 나오면 어디로 취직을 하니? 정작 그의 부모님은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안쓰러운 눈빛을 보낼 때면 재윤은 자존심이 상해버렸다. 그래. 뭐라도 해서 이 자존심 상하는 상황에서만큼은 피해보자. 그 마음으로 지금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1년 동안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고, 조금이라도 돈을 모아 나중에라도 소설을 써보자. 분명 그렇게 마음을 먹었지만 회사에 다닌 지 6개월 차에 자신이 했던 생각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하찮은 생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매월 일정금액 빠져나가는 학자금 대출은 1년 안에 다 갚지 못했고, 자취를 하고 있는 한 매달 빠져나가는 월세로 인하여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월세를 내느라 3년이 지났다. 3년 동안 억지로 등을 돌린 것은 아니었지만, 꽤나 그의 꿈에서부터 멀어졌다.

다소라는 작가를 좋아하게 된 것은 졸업을 앞두고 있던 그 즈음이었다. 자신의 동기들은 순문학을 읽고, 쓰느라 바빴지만 재윤은 웹상에 연재되는 소설을 매일같이 읽었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읽었지만, 단행본까지 구입했던 것은 다소가 처음이었다. 재윤이 이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주인공들이 부러웠고, 부러워서 화가 나게 만들었으니까.

퇴근을 준비하려고 할 때, 경쾌한 알림소리가 울려 퍼졌다. 재윤은 책상 위에 놓여 져 있던 스마트폰을 들어 화면을 확인하였다. 아까 보냈던 디엠의 답장이었다. “.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재윤은 자꾸만 두근거리는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상태라면 무엇이라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몇 번이고 자신에게 도착한 답장을 눈으로 읽었고, 다시 작가 다소에게 쓸 디엠을 고민하였다.

재윤씨, 퇴근 안 해? 일이 남았어?”

. 먼저 퇴근하세요.”

김대리의 물음에 눈도 맞추지 않은 채, 재윤은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을 하였다. 다시 보낼 디엠에는 내 이야기를 해보리라. 그리고 내가 동경하는 작가에게 작은 응원이라도 받아보리라.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고, 작가를 꿈꾸고 있는 사람입니다. 작가님을 존경하고, 저도 작가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재윤은 다시 전송버튼을 눌렀다. 이번 답장은 생각보다 빨랐다. 전송버튼을 누르고 얼마 되지 않아 경쾌한 알림소리가 다시 울렸고, 답장의 내용은 매우 간단했지만 재윤을 더욱 두근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응원합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재윤은 노트북을 꺼내었다. 지금 상태로는 뭐라도 써야 두근거리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잦아들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릿속에는 쓰여 져야 할 이야기들이 가득했지만, 이를 쏟아내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노트북 화면 속 커서는 계속 깜빡이기만 할 뿐 옆으로 움직이질 않았다. 역시나 혼자 쓰는 것은 무리였던 것일까. 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과제라는 명목 하에 억지로라도 소설을 썼던 것 같은데, 막상 혼자서 쓰려니 아무것도 되질 않았다. 재윤은 다소에게서 온 디엠을 다시 읽어보았다. “응원합니다!” 재윤은 비어있는 모니터 화면을 한참을 바라보다 다소가 올렸던 그 게시물과 비슷하게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같은 사진을 게시하였다. 그리고 짧은 글도 함께 남겼다. “드디어 시작

주말이 되었다. 평소 재윤이라면 주말에는 암막커튼으로 창을 가린 채 늦게까지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이번 주말은 조금 달랐다.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를 시작하였다. 재윤은 며칠 동안 다시 소설을 써보고자 책상 앞에 앉아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작품씩은 쉽게 써내려갔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학교 과제와 동아리 활동으로 인하여 강제성이 부여된 덕분에 많은 작품들을 쓸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했다. 재윤은 그날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모임을 찾기 시작했다. 이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동호회도 있었으며, 등단을 위하여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았다. 재윤은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모임 하나에 가입하였고, 첫 모임이 바로 오늘이었다. 모임시간은 1시였지만 평소와 같이 일찍 눈이 떠졌다. 샤워를 하고 옷장을 뒤져 입고 갈만한 옷들을 모조리 꺼내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재윤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소개팅을 시켜준다는 친구들의 제안도 매번 거절한 채 몇 년을 익숙한 삶 속에서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오랜만에 이러한 익숙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모임 장소는 강남역 근처. 재윤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사람들과 쉽게 친해졌다. 모두 재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라 말이 잘 통했기 때문이다. 오후 1시에 시작한 모임이 밤 10시가 되어서도 끝날 줄 몰랐다.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또 다시 자리를 옮겨 술자리까지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덕분에 재윤은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과하게 마셨고 심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왔다. 취한 채 집으로 돌아 온 재윤은 기분이 너무 좋다 라고 중얼거리다 그대로 잠에 들고 말았다.

그렇게 시작한 동호회는 생각보다 재윤의 손에 많은 것들을 쥐어주었다. 소설을 다시 쓸 수 있게 되었으며 완성한 소설들은 동호회 회원들에게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 과정 속에서 재윤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기도 하였다. 동호회 회원 중 하나가 첫모임에서부터 재윤의 눈에 들어왔고 재윤은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연락을 하였다. 그래서 주말에 가끔 따로 만나 밥을 먹기도 하였다.

그녀와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한 주말. 오늘은 저녁을 먹고 술 한 잔을 하면서 내 감정에 대하여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보자. 결심한 재윤은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녀와 저녁을 먹고 분위기 있는 곳에서 술 한 잔을 하기 위하여 자리를 옮겼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시간을 보내다가 약간 취기가 오른 재윤은 화장실에 가서 잠시 정리를 하고 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화장실을 가기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는 재윤을 향해 그녀는 화장실 간 사이에 스마트폰을 잠깐 구경해도 되냐고 물었고 재윤은 흔쾌하게 허락을 하곤 화장실로 향하였다. 화장실 거울에서 몇 번이고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던 그는 문득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이 되어있는 자신의 사진들이 떠올랐다. 다소가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올릴 때마다 재윤은 그와 똑같이 사진을 찍어 저장을 하였다. 그 사진들을 다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었는데, 그럴때마다 이상한 성취감 혹은 뿌듯함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녀가 다소의 인스타그램에 대하여 알고 있다면 분명 이 사진들에 대하여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모른다면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사진들이었다. 재윤은 조금 긴장되는 마음으로 화장실을 빠져왔고, 그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참으로 오묘했다.

자리에 앉은 재윤을 보고 그녀는 재윤의 스마트폰을 건네었다.

나 앨범 봤는데. 괜찮은 거지?”

그녀의 물음에 재윤은 속으로 아- 라고 탄식을 내뱉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재윤은 머릿속으로 수 만 가지의 생각을 떠올렸다. 여기서 내가 어떻게 말해야 하는 거지? 혹시 그녀가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 여기는 것은 아닐까? 재윤이 떠올린 질문들에 하나도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입을 떼려는 순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오빠가 혹시 다소야?”

오빠 사진앨범에 있는 사진들 죄다 다소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이잖아. 또 다시 질문을 던지는 그녀의 눈빛이 또 다시 재윤을 옥죄어왔다. 재윤은 여기서 자신이 아니라고 대답하는 순간 그녀가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확신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에 쥐고 있었던 스마트폰의 화면이 뿌옇게 김이 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의심 반 궁금함 반으로 재윤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녀가 순간 굉장히 예뻐 보였다. 그리곤 마치 무엇인가에 홀린 사람마냥 대답했다.

. 맞아. 내가 다소야.”

재윤은 그녀와 헤어지는 순간까지 당부를 했다.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아줘.”

그녀는 그저 웃으면서 그에게 인사만을 건넸다. 결심했던 고백을 그녀에게 하지도 못한 채 재윤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자신의 머리를 두어 번 내리쳤다. 미쳤다. 미쳤어. 입 밖으로 되뇌면서 후회했지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던 그녀의 모습에 결국 한숨을 푹 내뱉고 말아버렸다.

그날 이후 확실히 그녀의 태도가 달라졌다. 먼저 연락을 하는 법이 없었던 그녀가 먼저 재윤에게 연락을 했고 먼저 만나자고까지 했다. 재윤은 그저 그것에 기분이 좋아 그녀를 만나면 사실대로 말을 해야지 했던 다짐들도 모두 잊어버리게 되었다. 만날 때마다 뻔뻔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았고 처음에 느껴졌던 불안함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 재윤은 그녀를 만난다는 생각에 들떠 모임장소를 향하였다. 모임장소에는 그녀와 다른 회원들이 먼저 도착을 해서 모여 있었는데 재윤이 도착하자마자 말을 뚝 끊어버리는 분위기였다. 그리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재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오빠. 미안해. 내가 소진이한테만 말했는데 소진이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말해버렸어. 정말 미안.”

그녀의 말에 이제 정말이 일이 커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머리가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지끈지끈 아프면서 멍해졌다.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 속에서 라이터와 담배를 꺼내었다. 그녀를 먼저 안으로 들여보내고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유리창 너머로 재윤을 지켜보는 동호회 회원들의 시선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재윤은 담배에 불도 붙이지 못하고 다시 주머니 속으로 담배와 라이터를 집어넣었다. 그리곤 다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어쩐지 소설 써올 때마다 재윤씨가 남다르긴 했어.”

재윤이 가져오는 소설을 평가할 때마다 칭찬 한번 없었던 동호회 회장이 입을 떼었다. 그러자 눈치를 보던 다른 회원들이 입 안에 담고 있던 질문들을 모두 한꺼번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명한 소설가가 왜 동호회를 들었어요?”

왜 얼굴도 숨기고 필명으로 활동하는 거예요?”

블로그는 어쩌다 시작한 거예요?”

재윤은 당황하지 않은 척 그들의 질문에 모두 답해주었으며 심지어 영광이라고 악수를 건네는 그들을 웃으며 받아주기까지 하였다. 이 모든 상황들이 재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고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재윤의 눈 안에 가득 차버렸고 입에서는 한없이 가벼운 거짓말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재윤은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매일같이 다소의 인스타그램에만 관심을 두었다. 며칠 전에는 다소의 친필 사인이 되어있는 책을 구하여 사인까지 연습했다. 동호회 회원들이 그에게 사인을 부탁했지만 몇 번이고 핑계를 대며 피했지만 더 이상은 피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재윤은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재윤은 몇 번이나 동호회 회원들에게 아무에게도 자신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동호회 회원들은 혹여나 재윤이 이 모임에 다시는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어 그의 당부를 조심하고 또 조심하였다. 그렇게 소설가 다소라고 알고 있는 재윤에게 그들은 자신이 쓴 소설들을 평가받기 바빴다. 재윤은 그런 그들이 모습을 보고 크게 부담스러워했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진 지금은 심지어 그들에게 독설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재윤이 좋아하던 그녀와의 관계도 달라졌다. 자신이 소설가 다소라며 동호회 회원들을 모두 속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녀를 따로 만나 고백을 하였다. 그녀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동호회 일에, 연애에 바빠진 재윤은 회사 업무들은 뒷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하루에 모두 끝내야할 업무들을 다 하지 못하고 매번 미루고 미루다 금요일이면 야근을 하기 일쑤였다. 그런 재윤을 지켜보던 팀장은 참고 참다 따로 회의실로 불러내었다.

재윤씨, 요즘 뭐하자는 거야? 정신머리 어디다두고 다니는 거야? 미쳤어?”

팀장은 언성을 높여가면서 재윤을 나무랐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재윤은 자꾸만 반복되는 팀장의 잔소리에 내가 누군지 알고 이렇게 무시하는 것이냐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결국 그가 내뱉은 말은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가 내뱉은 말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았다. 또 다시 그는 회사업무가 뒷전이 되고 말았다. 팀장의 잔소리가 계속될 때마다 재윤은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 위로를 받았다. 동호회 사람들만큼은 자신을 유명한 소설가라며 부러워했고 동경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는 이런 상황들에 익숙함을 넘어서 즐거움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그날도 팀장의 잔소리 속에서 재윤은 회사업무를 또 미뤄두고 몰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하지만 삭제된 계정이라는 안내만 뜰 뿐이었따. 재윤은 몇 번이고 새로 고침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그의 모니터 속에는 여전히 그 문구가 사라지지 않았다.

재윤은 오늘 퇴근 후 동호회 회원들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분명 그들 중에서도 이 인스타그램 계정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하지 라는 고민을 하다 그는 결국 그 고민에 또 다시 거짓말이라는 마침표를 찍었다.

역시나 동호회 회원들은 만나자마자 그에게 인스타그램을 왜 없앤 것이냐며 물어보기 시작했다. 재윤은 이래저래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핑계를 내뱉었고 그때서야 회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윤은 그들과 저녁을 모두 먹고 그녀와 따로 빠져나와 데이트를 할 계획이 있었지만 술 한 잔 하자는 회원들의 말에 하는 수없이 술집까지 따라가게 되었다. 그녀는 재윤에게 몇 번이고 눈빛을 보냈지만 재윤의 기분을 저 높이까지 띄어주는 그들의 틈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웠다.

재윤은 내일 출근 걱정은 저만치 던져두고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그러던 도중 동호회 회장이 재윤에게 말을 건넸다.

재윤씨, 인터뷰 했더라? 아까 인터넷 기사로 떴더라고. 여기 동호회 사람들이랑 같이 보려고 내가 안보고 있었지.”

동호회 회장의 말에는 약간 취기가 올라온 재윤은 이렇게 말했다.

맞아. 맞아. 나 인터뷰했어. 어디 한번 회장님께서 사람들 다 들리게 크게 읽어봐.”

동호회 회장이 자신이 스마트폰을 꺼내어 기사를 검색하더니 큰소리로 하나씩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호회 회장의 목소리로 소설가 다소의 인터뷰 기사를 듣고 있었던 사람들은 마지막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자마자 모두 재윤을 쳐다보았다. 인터뷰 기사의 마지막 질문과 답변은 이러했다.

본명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독자들과의 소통이 필요하셨나요?”

저는 사실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아는 주변 분들이 알려줘서 저도 들어 가봤는데요. 저라는 증거가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저라고 믿고 댓글들을 남기셨더라고요.”

웃으면서 회원들과 인터뷰 기사를 듣고 있었던 재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기사를 모두 읽은 동호회 회장도 고개를 들고서는 재윤을 쳐다보았다. 순간 시끄러웠던 술집이 조용해졌다. 다른 손님들의 소리도 재윤에게는 들리지 않았고 그의 귓속에는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마냥 윙- 울려대기 시작했다. 분명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재윤은 이미 지쳐버린 사람마냥 넋을 놓고 있었다. 셔츠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들기 시작했고 그의 머릿속에서는 도망쳐야한다고 끊임없이 외쳐대고 있었지만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때 인터뷰 기사를 읽던 동아리 회장이 그에게 물었다.

이거 뭐야?”

동아리 회장의 질문에 그 어떠한 변명을 내뱉고 싶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더 이상 그럴싸한 거짓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그를 보고 있던 동호회 사람들도 입을 닫았다. 끝에 앉아있던 그녀가 일어나 재윤에게 다가왔다. 뭐가 어떻게 된 것이냐며 소리를 지르며 재윤에게 캐묻던 그녀는 여전히 입을 다문 채 넋을 놓고 있는 그를 보고 뺨을 세게 내리쳤다. 그래도 답이 없는 그를 두고 그녀는 술집을 빠져나갔다. 그때서야 정신을 차린 재윤은 그녀를 뒤쫓아 갔지만 이미 그녀는 멀어진지 오래였다. 하는 수없이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지만 아까 술집에서 자신을 어이없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동호회 사람들이 잊혀 지지 않았다. 여전히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다음 날, 재윤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낮과 밤을 알 수 없는 그 방에 다시 자기 자신을 가두어 버렸다. 침대 속에서 그는 분리해두었던 배터리를 휴대전화 끼우고선 전원을 켰다. 창피함, 부끄러움, 두려움 속에서도 궁금함이 조금씩 생겼기 때문이다. 전원을 켜자마자 뜨는 부재중 전화들과 문자들. 부재중 전화에는 회사, 동호회 회원들의 전화가 몇 십 건이나 떴지만 정작 그녀의 전화는 단 한통도 없었다.

그렇게 꼬박 일주일을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몇 개 남지도 않은 연차를 몰아서 모두 쓰고 말았다. 주말이 되었고, 다시 월요일이 돌아왔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야만 했다. 정리 아닌 정리를 하고선 재윤은 다시 회사에 출근했다. 회사 직원들은 출근하는 그를 보고선 괜찮은 것이냐며 안부를 물었다. 재윤은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았다. 검은 화면에 비춰지는 자신이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책상 위에는 자료들이 쌓여있었다. 재윤이 회사에 나오지 않는 동안 쌓인 것들임에 분명했다. 재윤이 이를 하나둘씩 살펴보려던 찰나 팀장이 다가왔다.

재윤씨, 병원에서 준 새로운 자료들이예요. 참고해서 원고 작성해주세요.”

.”

팀장이 자리로 돌아갔고, 재윤은 쌓여있는 자료들을 하나둘씩 읽어보기 시작하였다.

발기부전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 트리믹스! 이제는 부담없고 효과 좋은 치료제로 해결하세요!”

, 발기부전이었다. 새로운 희망. 부담 없고 효과 좋은 치료제. 광고문구들이 치료될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을 비웃는 것이라 재윤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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