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평선 끝자락에 가만히 서 있는 그대가
나의 가슴을 빼앗아 달아나던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으리
우연찮게 시작된 인연이 길어지고
길어진 인연이 짤막히 나뉘어 갈 때 즈음
그저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깊은 곳이 찌르르 하고 울리니
어찌 감당도 못한 채 그저 멍하니
파랑새는 오늘도 파란 하늘을 헤엄치는데
어찌 한 번도 내 곁에 오는 법이 없느냐
청조(靑鳥)를 기다리는 마음이 과분타면
비익조(比翼鳥)야 날아 오거라
새장을 열어 나를 풀어주소서
그대의 품으로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게끔
운명이여, 나를 놓아주소서
저작권자 © 한대신문 :: 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