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수상소감]
[2019 한대신문 문예상 시 부문 수상소감]
  • 한대신문
  • 승인 2019.12.02
  • 호수 1505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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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파리의 기울어진 심장」 수상소감
목요일은 일주일 중 제가 가장 깊게 무너지는 날입니다. 온갖 안전장치를 동원해둔 목요일에 수상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날,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하늘을 계속 살폈습니다. 이제 머리 위로 화분이 떨어질 일만 남은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 좋은 일이 생기면 무서워집니다. 행복을 가장한 불행이 뒤에서 망치를 들고 머리를 후려칠 것만 같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제가 불행에 머무르려 한다는 것입니다. 행복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행복 너머의 것을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혼자 걷는 밤길은 또 무서워질 것입니다. 늘 도달하지 못할 테지만, 도달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사실만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투른 날갯짓을 지켜봐 주시는 사랑하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을 떠올리면 저는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가은<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1기> 씨

우수상 「장송 알쏭달쏭」 수상소감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주워 먹기에 바쁩니다.

모자란 회장을 둔 라미문학회 친구들, 규칙도 모르는 깍두기를 끼워준 산산조각 동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임찬규<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8> 씨

가작 「사막의 꽃」 수상소감
시도하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족한 실력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한양대에서 두 번째 학기를 보내면서 교수님께서 다방면으로 지도해주신 시와 철학, 그리고 친해지게 된 두 시인의 도움 덕분에 글을 쓰고자 하는 저의 노력이 이러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문장 실력이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신 교수님과 동기 시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에 의지해서 살아온 아픔을 이겨내고 다스려 보려고 글을 쓰게 되었는데, 글이라는 것은 사실 자신의 마음보다는 타인의 마음을 대신 남겨주고 대변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시 한 편에서 나의 삶을 보고 내 마음이 녹아내리듯이 누군가, 나의 시가 그 사람의 외로움과 노력과 사랑을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문장이 갖고 있는 깊이를 알게 될수록, 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수록 더욱 큰 사랑에 빠져들게 됩니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고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가볍게 침전한 심해의 깃털 같은, 가장 가벼운 심오함을 보여주는 글에게 매혹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대신문에서 주신 큰 기회 덕에 부족한 제가 이렇게 소감을 쓸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리고, 아름다운 상은 내년을 위한 올해의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니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집니다. 제가 오래전 보았던 모하비 사막의 노한 꽃이 추억과 함께 한양대에서 피었습니다. 한양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신 작가분들의 발자취를 보며 오늘도 따뜻한 발걸음을 한 발짝 더 내디뎌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다훈<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2기> 씨

가작 「새 (鳥)」 수상소감
제 삶은 퍽이나 유쾌했습니다. 늘 뒤떨어졌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죠. 이토록 우울했던 저의 삶은 한 송이의 장미와 촛불을 선물해주신 여러분들 덕에 한없이 밝아졌습니다. 그렇게 더 이상 혼자가 아닌 오늘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일 년이 조금 덜 지난 짧은 시간이지만, 저는 여러분들이 정말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말로는 결코 전하지 못할 진심을 전하며 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 나의 감정을, 더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주려 했던 바람이 나의 내일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하현태<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9>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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