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안 문학 웹소설, 읽어보셨나요?
손바닥 안 문학 웹소설, 읽어보셨나요?
  • 우지훈 기자
  • 승인 2019.11.24
  • 호수 1504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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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요즘, 책도 손바닥 안에서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소설인 웹소설이 인기다. 특히 나날이 커지고 있는 웹소설 시장에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 원 수준이던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7년 2천700억 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4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시장이 커진 만큼 각 웹소설 플랫폼에서는 공모전 상금 경쟁을 펼치기까지 한다. ‘문피아’는 지난 3월 지난해 2배에 달하는 7억 원의 총상금을 내걸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네이버 역시 △로맨스 △무협 △판타지 등 분야별 1등 상금 1억 원을 포함해 최우수상과 우수상 상금까지 총상금이 무려 8억 원에 달한다.

사람들이 웹소설을 읽는 이유는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된 환경 덕분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는 시대에 웹소설은 매력적인 오락거리다. 이융희 문학평론가는 웹소설에 대해 “스마트폰을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는데다가 비교적 적은 시공간의 제약 하에 손쉽게 접할 수 있단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웹소설은 3분에서 5분 정도로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분절해 판매돼 종이책이나 이북(E-book)에 비해 자투리 시간에 읽기에 최적인 형태다.

연재라는 특징 역시 웹소설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크게 높인다. 작가 입장에서 작품을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반응을 그때그때 확인할 수 있어 이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 유행을 보다 민감하게 반영한다. 기존 인쇄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시의적절한 소재를 빠르게 작품 속에 담을 수 있단 게 특징이다. 이 평론가는 “웹소설이 자극적이거나 상업적인 소재를 다룬다고 비판하는 것은 웹소설 장르문학에 대한 몰이해”라며 “기존 인쇄매체에서 다루지 않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작품에 반영해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것”이라 설명했다.

콘텐츠 측면에서 원작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크게 흥행한 영화 및 드라마 중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경우가 있는데, 그 원작을 읽어보기 위해 웹소설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다. 로맨스 웹소설 커뮤니티 ‘로망띠크’에 연재됐던 정은궐 작가의 「해를 품은 달」, 네이버에서 연재됐던 윤이수 작가의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이 대표적인 예다.

웹소설 시장은 이런 요인들 덕분에 거대해진 반면, 작가들의 노동 환경은 그리 좋지 못한 실정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인 만큼, 작가 역시 발 빠르게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평론가는 “웹소설이 빠른 속도감을 주된 특징으로 하다 보니 연재하는 작가들이 주말과 평일, 공휴일 구분도 없이 과도한 창작 노동 하에 있다”며 “웹소설 작가들도 제도상 보호받을 수 있는 창작 노동 환경 및 안전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웹소설 인기 이면에 창작 노동자가 처한 환경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높아지는 인기만큼 보다 나은 창작 환경이 보장돼 더 다양하고 양질의 웹소설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더불어, 학교를 오고가는 길, 기존 인쇄매체와 색다른 소설을 손 위에 펼쳐보는 게 어떨까. 

도움: 이융희 문학평론가
전다인 기자 jdi558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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