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한대신문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느냐 묻는다면
[취재일기] 한대신문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느냐 묻는다면
  • 전다인 기자
  • 승인 2019.11.04
  • 호수 150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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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다인<문화부> 정기자

 

필자의 꿈은 기자였다. 하지만 필자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확실한 경험도 지식도 없었고 그저 ‘시민을 대신해 세상의 눈과 입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만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 꿈을 경험해 볼 기회인 한대신문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대신문에 지원할 때만 하더라도 합격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반반이었다. 학보사에서 열정적으로 글을 쓰는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를 안산에서 서울까지 다닐 것이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합격 통보를 받고 언제 그랬냐는 듯 걱정이 마음속에서 사라졌다. 

그렇다고 한대신문을 다니는 것이 마냥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다. 멋모르고 학교를 누벼야 할 새내기 시절의 황금 같은 월요일, 금요일, 토요일을 한대신문에 바쳐야 했다. 약속을 잡을 때도 한대신문 일정을 확인한 뒤 잡아야 했고, 일주일 내내 기사 걱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몸은 학교에 있어도 마음은 한대신문에 가 있는 듯했다. 친구들에게도 농담 삼아 ‘나는 자유의 몸이 아니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금요일 저녁 데스킹이 끝나지 않아 첫차를 타고 귀가했고, 11시까지 신문사로 돌아와야 해 졸면서 정류장을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점은 필자가 기자라는 직업에 적합하지 않단 걸 깨달았지만, 그 꿈을 져버리기가 쉽지 않았단 것이다. 고등학교 3년을 함께 했던 목표를 고작 반년 동안의 활동만으로 포기하는 과정은 꽤 힘들었다. 더구나 기자라는 목표가 사라져버린 후에는 하루에도 몇십번씩 한대신문을 나갈지 말지를 고민했다. 

능력이 없어 다른 기자들처럼 좋은 기사를 쓰지 못하는 자신에게 짜증도 났지만 무엇보다도 그런 필자를 다독여 주시는 부장님께 감사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었다. 오로지 두 명으로만 이뤄진 문화부였기에 그 마음은 더 컸다. 

수습기자 당시에는 정기자가 되면 모든 것이 순조로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정기자가 되고 나니 수습기자 때가 그리워지는 것은 필자뿐일까. 물론, 자신이 쓰고 싶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정기자라는 직책은 꿈만 같다. 그럼에도 학보사에 걸맞는 소재를 시간 안에 찾지 못할 때면 정기자라는 책임감에 그저 산송장이 된 것만 같았다. 기획안이 엎어졌을 때는 시간에 맞춰 다음 기획안을 써야한다는 불안감과 다른 기자들만큼 좋은 기획안을 못 가져온다는 능력 부족에 자신을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대신문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는지 묻는다면 필자는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무엇이든지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한대신문은 필자 자신을 성찰할 기회와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한다면 자발적으로 절대 하지 않을 새벽 시간의 산책 또한 소소한 즐거움이 돼줬다.

새내기 시절의 대부분을 같이 보낸 한대신문은 언제나 잊지 못할 곳일 것이다. 지금은 조금 힘이 들 수 있을지라도 한대신문과 함께한 지금까지의 시간은 그 어디서도 쌓을 수 없는 값진 경험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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