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여기, 희망
[독자위원회] 여기, 희망
  • 고은정<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6> 씨
  • 승인 2019.11.04
  • 호수 150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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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널리즘의 미래를 떠올리면 암울하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신문사는 한 번도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지만, 우리는 그들이 어떤 편에 서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다. 사람들은 특정 정파를 옹호하거나 비방하는 것이 아닌 ‘팩트체크’를 원하지만, 이미 언론은 진영논리에 잠식됐다. 설사 어떠한 언론사가 공명정대한 뉴스의 전달을 표방한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이미 암묵적으로 이쪽인지 저쪽인지를 판단한다. 이러한 한국적 맥락에서 한대신문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 더 좁게 바라보면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 살아가는 구성원들에게 ‘팩트체크’를 할 수 있는 적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이 점에서 한대신문의 구성은 반가웠다. 학생들이 관심이 있을 만한 교내의 장학금, 학사개편 문제부터 시작해 요즘 한창 논의되고 있는 불매운동이나, 반려견 문제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우리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소홀히 여길 수 있는 문화면에서 한국 VFX를 설명한 기사는 특히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사실 영화 「신과 함께」를 볼 때 특수효과를 보면서 감탄했던 터라 더 꼼꼼히 읽어보게 됐다. 이와 더불어 ‘광장’이라는 동일한 키워드로 전시와 책을 함께 조명한 기사는 다른 매체가 어떻게 같은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단 점에서 이채로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사는 지역공동체의 건강을 도모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인 의료사협에 관한 것이었다. 일단 필자는 의료사협이라는 공동체를 처음 알게 됐다.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와 재정 적자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한대신문이 해당 기사를 통해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의료사협의 존재를 알리는 등불 같은 역할을 했단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ERICA캠퍼스가 있는 안산에도 의료사협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의 도움이 필요한 활동이 있다면 대학과 의료사협이 연계활동을 펼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등굣길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순간에도 한대신문의 헤드라인은 꼭 읽어보게 된다. 학교의 구성원인 나와 관련된 이슈가 가장 첫머리에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 저널리즘의 미래는 암울하지만, 대학생 기자들이 살아 숨 쉬는 이 캠퍼스에서 나는 희망을 본 것 같다. 학교의 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풍부한 정보를 치우치지 않은 관점으로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신문 속에서 오롯이 느껴졌다. 한대신문은 학생의 의견을 청취하고, 학교 관계자의 답변을 정확하게 전달하며 우리가 기사 한 번으로 훑고 넘겼을 사회이슈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열어준다. 대학은 대다수 사람이 거쳐 가는 작은 사회이다. 이 작지만 역동적인 공동체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알고, 그것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활동은 한국 저널리즘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소중한 새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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