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듯 낯설지 않은 그대, 5G
낯선 듯 낯설지 않은 그대, 5G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9.11.04
  • 호수 1503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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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5G 서비스가 시작된 뒤, 여기저기에서 ‘5G’를 광고 문구로 내세웠지만 5G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박예빈<공대 도시공학과 16> 씨는 “5G 하면 ‘4G보다 빠르다’는 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며 “5G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리서치앤리서치에서 실시한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5G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모른다’에 응답한 비율은 37.3%였다. 
 

5G, 당신은 누군가요

▲1세대 이동통신부터 5세대 이동통신까지의 변화를 정리한 표다.

5G의 ‘G’는 세대를 뜻하는 ‘Generation’의 첫 글자에서 따왔다. 이동통신 기술은 해당 기술이 어느 수준의 데이터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세대로 구분된다. 2G는 아날로그 통신인 1G와 달리 디지털 신호를 사용한다. 3G는 최대 14.4Mbps의 속도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4G는 최대 75Mbps 속도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하며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이다. 

이렇게 세대별로 구분된 이동통신 기술에는 ‘표준’이 필요하다. 박재근<공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표준이 정해지지 않으면 국가와 제조사에 따라 서비스이용에 제한이 생긴다”며 “데이터가 원활하게 유통되기 위해선 표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특정 해외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주파수 규격이 한국에서 사용하는 주파수 규격과 맞지 않으면 한국에선 이 사이트를 사용할 수 없다. 

이동통신 기술의 표준은 국제전기통신연합(이하 ITU)이 정한다. 5G의 공식 명칭은 IMT-2020으로, ITU에서 정의한 5세대 통신규약이다. 특정 세대의 규격을 구현하는 기술이라면 표준 기술의 대상이 된다. 5G의 표준 기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발표될 예정이다.

 

달라질 우리의 삶
5G는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한다. 5G의 지연 시간은 4G의 10분의 1로 줄었고, 다운로드 속도는 100배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5G 이동통신 환경에서는 기존 4G 이동통신 환경에서 불가능했던 다양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상 현실 △드론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IoT △3D 프린터 기술이 있다.  

자율주행차는 중앙 서버와 연결돼 많은 양의 주변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운행한다. 자율주행차와 중앙 서버 간의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지연 시간이 매우 짧은 5G 기술이 필요하다. 최승원<공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4G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여러 기술이 개발됐지만 5G 환경에서는 복잡한 과정 없이 운행할 수 있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5G는 많은 양의 정보를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전송해 가상현실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는 이동 통신사를 중심으로 △하나의 무대 영상을 멤버별, 카메라 앵글별로 감상할 수 있는 ‘아이돌 Live’나 △최대 10명의 사용자가 개인전, 5:5 팀전을 즐길 수 있는 슈팅 게임 ‘스페셜 포스 VR’ 등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구글 글라스 역시 가상현실을 활용한 것 중 하나다. 구글 글라스를 통해 소비자는 직접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옷을 입어볼 수 있다. 박 교수는 “구글 글라스가 상용화된다면 백화점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온전한 5G가 되기 위해선
이처럼 5G는 우리에게 편리한 삶을 가져다주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우선 5G 서비스 자체의 품질 문제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빠르다고 해서 5G 전용 핸드폰과 요금제를 사용하지만 4G와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품질에 관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 교수는 이에 관해 안테나 기술의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최 교수는 “5G망이 이미 구축이 됐지만, 사용되는 안테나 등 관련 기술이 완전한 5G를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안테나 기술을 비롯한 코딩 기술 등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능형 CCTV와 홍채인식 등을 통해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 기대되는 5G지만, 역으로 보안에 허점을 만들 수 있다. 손영동<공대 융합국방학과> 교수는 “정보 통신 속도가 빨라진 만큼 해킹 속도 역시 빨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손 교수는 “4G보다 전송속도가 20배나 빨라지고 여러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는 것은 사이버 공격의 위협 역시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안기업 △제조사 △통신사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0여 명으로 구성된 ‘5G 보안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했다. 협의회는 △5G 보안 정책 △5G 핵심네트워크 보안 위협 및 대응기술 △5G 보안 국제 표준화 동향 등의 주제에 관해 심층 논의하고 이에 대한 정책 방향 및 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5G의 도입은 이동 수단부터 놀 거리까지 우리 삶의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기술은 결국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된다”며 5G 기술의 발전에 있어 사용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5G 기술에 끌려다니기 전에 우리가 먼저 5G를 탐색해야 할 때가 아닐까.

도움: 박재근<공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손영동<공대 융합국방학과> 교수
최승원<공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김종훈 기자 usuallys1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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