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요시~ 드랍 더 비트!
HEY 요시~ 드랍 더 비트!
  • 박용진 기자
  • 승인 2019.10.13
  • 호수 1502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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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요시

매일 수많은 힙합 장르의 노래가 들려온다. 그중에도 온종일 귓가를 맴도는 노래가 있다. ‘비트’를 잊을 수 없는 노래가 특히 그렇다. 이번 에브리한 주인공 요시(본명 서명훈)는 본교 건축학부 출신이지만, 설계도 대신 악보를 보는 것을 선택했다. 교내 작은 힙합 동아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하이라이트 레코즈’라는 대형 힙합 레이블에서 비트를 만들고 있는 그의 음악사(史)를 들어보자. 

내성적이었던 학창시절
흔히 사람들은 음악인을 보며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시 프로듀서는 어렸을 때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저 공부를 제법 잘하는 보통의 아이, 그가 떠올린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은 딱 그 정도였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활동은 없었어요. 어렸을 땐 지금보다도 더 내성적인 성격이었거든요.”

물론 음악에 관심이 없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때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으로 힙합 음악을 듣기 시작한 그에게 힙합 음악은 신기한 장르였다. “처음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을 통해 힙합을 접하고 신기해서 테이프까지 사서 들었죠. 그렇지만 중고등학교 가서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더 깊게 빠지지는 못했어요.”

다른 평범한 학생들과 다름없이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본교 건축학부에 입학한다. 그는 본교 건축학부에 입학한 계기에 대해 드라마 한편 덕분이라고 털어 놓았다. 대학 원서를 쓸 당시 보고 있던 「프리즌 브레이크」라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바로 건축을 전공했기 때문이었다. 감옥을 탈옥하려고 계획하는 주인공의 멋있는 모습에 그는 한눈에 반해버렸다. “정말 막연하게 멋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건축학부를 선택한 것 같아요.”

▲ 인터뷰에 앞서 질문지를 읽어보고 있는 요시 프로듀서. 이번 인터뷰는 학동로에 위치한 하이라이트 레코즈 사옥에서 진행됐다.

지금의 그를 만든 ‘필소굿’과 ‘리짓군즈’
그런 그가 다시 힙합 음악에 관심을 갖고 비트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2학년 때 찾아온다. 바로 그가 2학년 때 흑인음악 동아리 ‘필소굿’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필소굿에 들어갔을 때 자신의 예상과 달라 무척이나 당황했다.  “처음 필소굿에 들어갔을 때 직접 가사를 쓰고 힙합 공연을 하는 동아리인 줄 몰랐어요. 그래서 들어가자마자 저는 공연 같은 거는 안 하겠고 마음 먹었죠.” 

공연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동아리 사람들의 공연 준비를 돕던 그는 동아리 사람들이 공연할 때 외주 비트만을 사용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비트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결심을 계기로 그는 비트 제작을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비트 제작에 깊게 빠져들었다. “누군가에게 전문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무작정 혼자 공부하다 보니 힘들었어요. 근데 비트에 관해 공부하고 비트를 만들고 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수업도 안 가면서까지 비트를 만들었어요.” 그는 비트를 처음 공부하고 만들던 열정 가득했던 과거가 그리울 때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동아리 활동을 해온던 그는 ‘리짓군즈’라는 크루에 들어간다.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래퍼 블랭타임의 추천으로 리짓군즈에 들어간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프로듀싱 실력을 키워나간다. “처음에는 음악하는 사람들이 홍대에 모여서 만든 게 리짓군즈에요. 지금은 유명해져서 방송 출연 섭외도 오고 하지만 제가 처음 들어갔을 때만 해도 거의 무명에 가까웠죠.” 

동아리 활동과 크루 활동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던 그에게 음악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던건 아니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때도 음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며 그는 현실에 타협해 건축기사 자격증도 땄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밤새웠던 그 시절이 그는가장 버티기 힘들었다고 한다. “아마 인생에 있어서 제일 많이 고민하고 힘들었던 시기였죠. 현실의 문제와 꿈 모두 외면할 수 없었거든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듀서
이처럼 음악에 대한 확신이 없던 그에게 지금의 소속사 대표인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팔로알토가 자신의 회사에서 함께 음악을 해보자는 권유를 했다. 평소에도 팔로알토의 음악을 좋아했었고 마침 미래에 대해 방황하던 그에게 팔로알토의 권유는 한줄기 빛과 같았다. “팔로알토 형이 그때 같이 하자고 안했으면 아마 취업 준비 했을 거에요. 미래를 고민하며 혼돈의 시간을 보내던 저에게 같이 하자고 손내밀어준 팔로알토 형 덕분에 확신을 가지고 이 분야에 뛰어 들었어요.” 이처럼 그는 자신을 프로듀서의 길로 이끌어준 팔로알토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게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가지고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그에게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시그니처 사운드가 없다는 것이다. 많은 프로듀서들이 자신이 만든 곡 도입부에 자신만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가 만든 곡에는 시그니처 사운드가 없다. 그는 자신이 만든 곡에 시그니처 사운드가 없는 이유를 ‘선입견 방지’ 라고 설명한다. “제가 힙합 장르만 하는 게 아닌데 괜히 시그니처 사운드가 들어가면 곡을 접하는 대중들에게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최근 들어 시그니처 사운드를 넣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고민은 해보고 있는데 당장은 그럴 계획이 없어요.”

이처럼 음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요시 프로듀서. 그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음악은 무엇일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하나의 장르에 갇혀있지 않고 다른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그런 프로듀서가 되고 싶어요.” 

또한 그는 앞으로 자신이 만들 음악에 대해 대중들의 사랑도 받고 동시에 자신만의 색이 담겨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제 목표는 나중에 사람들이 요시라는 프로듀서를 기억할 때 한 스타일에 갇혀 있지 않는 프로듀서라고 기억해주는 거에요.”

다양한 힙합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익숙한 음악이 된 힙합. 그 힙합의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비트를 창조하는 프로듀서 요시가 앞으로 들려줄 음악의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요시 프로듀서는 앨범 하나만으로도 대박이 날 수 있다며 ‘인생은 한방’이라는 유쾌하면서 진지한 목표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사운드: 작곡가가 자신의 곡에 작곡가가 자신임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작곡가만의 서명과 같은 사운드이다.

사진 전다인 기자 jdi5588@hanyang.ac.kr
도움: 정채은 수습기자 chaeun121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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