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제 부끄러움을 느끼는가. 보통은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넘어졌을 때 또는 전공 발표 중 발음을 얼버무렸을 때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이런 일상 속 작은 요소에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한대신문에 들어오고 문화 기사를 쓰며 부끄러움을 느꼈다.문화부 기사의 특성상 문화 현상에 대한 자료 조사 후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필자는 자료 조사 후 예상되는 인터뷰 답안을 염두에 두고 기사를 써 내려간다. 수많은 기성 언론의 기사와 사전 조사를 통해 문화현상을 이해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좋은

새학기를 맞이하여 쏜살같이 지나간 듯한 3월을 뒤로 하고 곳곳에 피어난 꽃들과 한층 포근한 날씨와 함께 2024년의 네 번째 달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4월의 첫날에 발행된 1580호에는 어떤 소식이 담겼는지 어느 한 독자의 시선으로 살펴보았다.이번 호에는 우리 학교 양캠퍼스의 소식이 균형있게 다뤄지고 있었다. 1면에 작성된 서울캠퍼스의 고전읽기 강의 인원 수 제한 문제와 ERICA캠퍼스의 대운동장 개방 확정 소식 등이 그 예이다. 두 가지 중대한 학교 소식을 담은 첫 지면을 읽으며 학교의 소식통인 학보사의 중요한 역할을 직접 확

눈 깜짝할 사이에 3월을 지나, 분주한 캠퍼스 사이를 비집고 봄이 찾아왔다. 따스한 햇살 아래로 꽃이 피고, 나무가 싹을 틔우는 모습은 우리에게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캠퍼스 곳곳을 물들인 봄의 기운을 느끼며, 한양인이 간직해 온 봄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을 들어봤다.봄은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을 졸라서 햇살이 화창한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목적지까지 가는 차 안에서부터 설렜다. 날이 날인지라 아이를 이기지 못하고 놀이공원을 찾은 가족이 정말 많았다. 특별히 놀이기구를 타지도 않

갑작스레 따뜻해진 날씨에 교정을 가득 채운 봄꽃들로 양캠퍼스가 떠들썩하다. 많은 학생이 활짝 핀 꽃들 앞에서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며 ‘캠퍼스 낭만’을 즐기고 있다.이에 이번 호 1면엔 양 캠퍼스의 봄 풍경을 사진 기사로 담고 싶었다. 신문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저조를 해소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중 국부장단과 함께 고안해낸, 신문의 첫 지면에 크게 벚꽃과 개나리 사진을 넣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잔 아이디어였다. 축제만큼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1면을 사진 기사로 채운단 것이 어쩌면 황당한 편집으로 보

효율성과 속도가 중시되는 디지털 우선 사회이다. 하지만, 다소 느려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또한 매우 인기가 있다. 우리의 이동에 있어 아날로그 행위는 걷는 것이다. 걸으면 모든 것이 달라 보인다. 그것은 일상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여행 목적의 관광지에 모두 적용된다. 걸어보면, 그곳 사람들의 삶이 보이고 특이한 상점도 보이고 꾸며진 관광지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삶의 양식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답사 같은 학술적인 목적이든 단지 즐거움을 추구한 여행이든 간에 일정의 첫째 날은 그곳을 무작정 걸어보길 권한다.산업사회

"뽑을 사람이 없다"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말이다. 오는 10일 예정된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겐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 나온 후보자들을 보면 과연 이들이 국민을 대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총선에 출마한 952명 중 305명, 32%가 전과자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부실한 공천 시스템은 불량 후보들을 선거판에 풀어놨다. 정치권이 자질이 부족한 후보를 걸러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정치권의 공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도 많은 의혹을 가진 후보들의

시대를 초월하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역작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은 「파우스트」가 아니라 「이탈리아 기행」입니다. 당시 특권 계층만 누릴 수 있었던 그랜드 투어를 떠난 그가 부러워서가 아닙니다. 그의 남다른 시각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여행 중 괴테가 주목한 것은 대형 건축물이나 화려한 문화예술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마차 주위로 일어나는 먼지, 풀벌레의 울음소리, 구름의 미세한 변화’ 등에 집중했습니다. 우리는 괴테가 아니지만, 세상을 향해 조금만 귀 기울이거나 자세

새학기를 맞아 학과부터 동아리까지 다양한 자리에서 행사와 뒤풀이가 이어졌다. 어색한 사이에도, 다정한 사이에도 알코올의 힘을 빌려 용기를 내는 나날들이다. 대학가 술집 골목이 밤새도록 붐비는 요즘, ‘놀 줄 아는 한양인’은 술자리를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들어봤다.술자리를 재밌게 즐기기 위해선 ‘누구’와 ‘어떤’ 것을 먹는 지가 중요하다. 나는 소주나 위스키 같은 주종을 좋아한다. 맥주처럼 탄산이 들어간 술은 배가 너무 불러서, 단맛이 나는 술은 술 느낌이 나지 않아서

필자는 한대신문 1579호를 보고 ‘평이근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평이근인’이란 평이하여 사람들이 다가가기 쉽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이는 문학, 정치 등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한 전통으로 이어져왔다. 더욱이 이는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신문이 차별화를 실현할 때의 핵심적인 가치이다.대학문화를 선도하는 한대신문은 과연 독자 친화적인 신문일까? 물론 한대신문 기자라면 독자가 이해하기 쉬울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했을 터이지만 그럼에도 필자는 ‘평이근인’의 관점에서 다시

장래희망을 묻는 질문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세대다. 아주 어릴 적엔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꿈들을 늘어놓기에 바빴지만, 입시와 진로가 엮이기 시작하면서 그 질문은 필자를 혼란에 빠뜨릴 뿐이었다. 면접장에선 틀 지어진 직업의 이름을 자신 있게 꿈이라고 내보이곤 했지만, 살아온 인생이 20년도 채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직업을 묻는 건 어른들의 무책임이라고 생각했다.언젠가부터 누군가 꿈을 물으면 필자는 ‘현모양처’라 답하곤 한다. 짓궂은 대답에 대한 상대의 표정을 살피는 것이 작은 재미다. 오늘날 한국

지난달 22일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엔 일제강점기 역사를 왜곡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 심사에 통과된 일본 교과서 18종 가운데 15개의 교과서엔 일제의 한국 침략이 합법적 점거였단 내용이 담겼다. 엄연히 사실로 존재하는 침략의 역사를 천연덕스럽게 왜곡하고, 이를 일본 청소년의 교육 자료로 사용하겠단 것이다. 게다가 일부 교과서에선 일제 강점기 시절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성이 없었다’고 표현을 수정했으며 ‘종군위안부’라는 용어를 삭제하기까지 했다. 이는 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휴대폰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여론조사 전화가 울리고, 지하철역 출구를 지날 때면 손바닥만 한 홍보 명함을 몇 개씩 받기도 한다. 가끔 수업 시간마저 방해하는 여론조사 전화나 거리에 지저분히 떨어진 홍보물들을 두고 ‘선거가 뭐라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런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다가오는 선거가 대체로 반갑게 느껴진다. 친구들은 벌써부터 사전투표를 하고 선거 날 놀러 갈 생각에 들떠있으며,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어 투표권이 생긴 주변 동생들은 ‘손등에 선

2021년, 메타버스(Metaverse)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은 키워드가 됐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당해 10월 관심도가 최대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으로의 급격한 전환 상황이 맞물리면서, 메타버스에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외 기업들은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메타로 사명을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고,

나를 구성하는 어떤 취향들은 많은 번거로움을 동반한다. 가령 휴대폰 앱 대신 엘피판으로 음악을 듣는다거나 굳이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일. 엘피판으로 음악을 듣기 위해선 잘 닦아 관리한 바이닐을 전축 위에 올려 알맞은 위치에 바늘을 맞추고, 때가 되면 판을 뒤집어줘야 한다. 필름 사진을 찍으려면 매번 필름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며칠에 걸친 필름 현상을 기다리는 건 필수다.이런 비효율적이고 수고로운 행위를 굳이 해가며 취향을 지켜내는 이유는 옛 방식들에서 오는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동경이다. 한때는 치기 어린 마음에 나의 취향이

지난 해 가을, 의미 있는 교내활동을 하고 싶었던 필자의 눈에 문득 들어온 것이 있었다. 한대신문이었다. 사실 필자는 중학교 시절, 학교 동아리 활동을 하며 책 2권과 소논문 1권 공동 저자로 출간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 느낀 소속감과 뿌듯했던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 순간의 소중한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더 큰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지원서를 제출하고, 필기시험을 보고, 면접을 봐서 한대신문에 합격했다. 수습기자 시절 교육을 들으며 밤을 새워서 기사를 쓰는 걸 알게 되었지만, 실감이 나진 않았다.

지난 7일 인천에서 한 괴한이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 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 도중 일어나, 총선을 앞둔 정계는 정치테러의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1월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목에 칼이 찔리는 부상을 입었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둔기로 17차례 머리를 맞았다. 일련의 정치테러는 왜곡된 한국 정치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이 같은 정치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 헌법 제8조는 누구나 정치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보장하나, 정치테러는 건강한 정치

3월 캠퍼스의 활기찬 공기는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캠퍼스 곳곳에선 강의실 위치를 묻고 답하는 광경이 만연하고, 호기심 어린 신입생들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여전히 설레는 마음이 가시지 않은 채 입학 첫 달을 보내고 있는 아기사자들에게, 한양대학교에서의 첫걸음 소감을 물었다.꿈에서만 그리던 학교를 이제는 재학생 신분으로 다닐 수 있게 됐다. 이 기쁜 마음을 다 표현하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여한 없이 뜻을 펼쳐나가고 싶다. 한양대를 다니는 동안만큼은 가장 알차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학교에서 앞으로 만나게 될 다양한 경험과